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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고 차가운 심해에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생명체들이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유령상어(Ghost Shark)’라는 별명을 가진 키메라는 마치 신화 속 존재처럼 신비로운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생물은 단순히 신기한 동물이 아니다. 바다 깊숙한 곳에서 수억 년 동안 살아남은 생존자이며, 인류의 활동으로 인해 점점 더 위협받고 있는 중요한 생태계의 일원이다.
키메라는 어떻게 탄생했고, 지금 어떤 위기에 처해 있을까?
[목차]
1. 키메라의 기원: 4억 년 전, 바다에서 시작된 진화
키메라는 현대의 상어나 가오리와는 다른 계통의 어류다. 생물학적으로는 연골어류에 속하지만, 독특한 형태와 특성을 가지고 있어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리기도 한다.
약 4억 년 전, 고대 바다에서는 상어의 조상과 키메라의 조상이 공존하고 있었다. 이들은 비슷한 연골어류에서 진화했지만, 서로 다른 방식으로 생존 전략을 택했다.
상어는 빠른 속도와 강한 턱을 이용한 포식자로 진화했고, 반면 키메라는 깊은 바다로 이동해 경쟁을 피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심해라는 극한의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키메라는 몸을 유령처럼 반투명하게 만들고, 큰 눈을 발달시켜 어두운 곳에서도 미세한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도록 진화했다.
또한, 보통의 상어처럼 날카로운 이빨을 가지지 않고, 단단한 어금니 같은 구조를 발달시켜 갑각류나 연체동물을 부수어 먹는 독특한 방식으로 살아가게 되었다.
2. 유령상어라는 이름의 유래: 빛을 피하는 심해의 망령
키메라는 일반적으로 수심 200m~2,600m의 깊은 바다에 서식한다. 이들은 햇빛을 피하는 습성이 있어, 낮 동안에는 심해의 어두운 곳에 머물다가 밤이 되면 조금 더 얕은 곳으로 이동하기도 한다.
키메라라는 이름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전설 속 괴물에서 따온 것이다. 사자의 머리, 염소의 몸, 뱀의 꼬리를 가진 신화 속 ‘키메라’처럼, 이 유령상어도 일반적인 물고기와는 전혀 다른 독특한 외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영어권에서는 ‘Ghost Shark(유령상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심해에서 서식하며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점, 반투명한 피부와 넓은 지느러미가 마치 유령처럼 보이는 점 때문에 이런 별명이 붙었다. 키메라가 헤엄치는 모습을 보면 마치 바닷속을 떠다니는 유령처럼 보이기도 한다.
3. 키메라의 독특한 생태: 깊은 바다의 조용한 사냥꾼
심해에서 살아가는 키메라는 일반적인 상어들과는 사냥 방식이 다르다.
상어처럼 빠른 속도로 먹잇감을 쫓기보다는, 해저를 조용히 돌아다니며 작은 갑각류나 해양 무척추동물을 찾아 먹는다.
- 큰 눈을 이용한 야간 시력
키메라의 눈은 크고 빛을 반사하는 특성이 있어, 극한의 어둠 속에서도 미세한 빛을 감지할 수 있다. - 전기 감각을 이용한 사냥
키메라는 전기 감각 기관을 발달시켜 해저 바닥에 숨어있는 생물의 미세한 전류를 감지할 수 있다. 이 능력을 활용해 먹이를 찾아내고, 적을 피할 수도 있다. - 독특한 생식 방식
키메라는 난생이며, 암컷은 모래 바닥에 캡슐 형태의 알을 낳는다. 이 알은 오랜 시간 동안 보호된 상태에서 부화하며, 새끼 키메라는 어미와 거의 비슷한 형태로 태어난다.
4. 유령상어(키메라)와 일반 상어의 차이점 비교
다음 표를 살펴보면 일반 상어와 비교했을 때, 심해 생물로서의 키메라가 왜 독특하고 보호가 필요한지 알 수 있다.
비교 항목 유령상어(키메라) 일반 상어(상어목 어류) 분류 키메라목(Chimaeriformes) 연골어류 상어목(Elasmobranchii) 진화 역사 약 4억 년 전 상어와 공통 조상에서 분화 약 4억 2천만 년 전 등장하여 다양한 종으로 진화 서식지 주로 심해(200~2,600m) 얕은 연안부터 깊은 바다까지 다양 몸 구조 부드럽고 반투명한 피부, 비교적 작은 입과 몸집 단단한 피부(피부 치아 덮임), 다양한 크기와 형태 이빨 구조 날카로운 이빨 대신 단단한 어금니 형태의 이빨 날카롭고 교체 가능한 이빨을 가짐 포식 방식 해저를 돌아다니며 갑각류, 연체동물 등을 으깨 먹음 빠른 속도로 사냥하며 어류, 해양 포유류까지 포식 감각 기관 전기 감각 기관 발달(해저 바닥에 숨은 먹이 탐색) 전기 감각 + 후각, 시각을 이용해 먹이 탐색 번식 방식 난생(알을 낳고 모래 바닥에 숨김) 난생, 난태생, 태생 등 다양한 번식 방식 존재 외부 기관 수컷이 짝짓기 시 전용 생식기(클래스퍼) 사용 수컷이 클래서퍼(Clasper)로 짝짓기 공격성 온순하고 인간을 공격하지 않음 일부(백상아리, 황소상어 등)는 인간 공격 가능성 있음 생태적역할 심해 생태계의 하위 포식자로 해저 생물 개체 수 조절 해양 생태계의 상위 포식자로 개체 수 조절 및 균형 유지 멸종 위협 심해 어업, 플라스틱 오염 등으로 개체 수 감소 일부 종은 남획과 환경 파괴로 인해 멸종 위기 5. 인류가 키메라를 위협하다: 심해 어업과 환경오염의 영향
키메라는 깊은 바다에서 조용히 살아가지만, 최근 인간의 활동이 그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심해 트롤링(저인망 어업)과 같은 산업적 활동이 키메라의 서식지 파괴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 심해 어업의 부작용
일부 어업에서는 해저 바닥을 긁는 거대한 그물을 사용해 대량의 어획을 시도한다. 이 과정에서 키메라는 물론이고, 심해 생태계 전체가 파괴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 바다로 흘러드는 플라스틱 쓰레기
키메라는 바닷속 모래를 헤집어 먹이를 찾는데, 이 과정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체내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심해 어류의 70% 이상이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으며, 키메라도 예외가 아니다. - 기후 변화로 인한 환경 변화
해양 온도의 변화는 심해의 산소 농도를 낮추고, 키메라가 서식하는 환경을 불안정하게 만든다. 이는 먹이 부족과 개체 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6. 키메라 보호를 위한 해양 보호 단체의 노력
이러한 위협으로부터 키메라를 보호하기 위해, 여러 해양 보호 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다.
대표적인 단체로는 딥 시 컨서베이션(D.S.C), 미션 블루(Mission Blue) 등이 있으며, 이들은 키메라를 포함한 심해 생물 보호를 위해 다음과 같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심해 어업 규제 강화
국제적으로 심해 트롤링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보호구역을 지정해 특정 지역에서의 심해 어업을 금지하는 정책을 시행 중이다. - 심해 탐사 연구 진행
키메라의 생태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원격 조정 잠수정(ROV)을 활용해 이들의 생활 패턴을 조사하고 있다. - 대중 인식 개선 캠페인
심해 생태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키메라 같은 생물이 왜 보호받아야 하는지 알리기 위한 캠페인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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