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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근해에서는 다른 지역보다 심해 생물이 자주 발견된다. 왜 유독 일본 근해에서 심해 생물의 발견이 많을까?
그 이유는 일본의 지형적 특징, 해류의 흐름, 그리고 과학적인 탐사 활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번 글에서는 일본 근해에서 심해 생물이 자주 발견되는 이유와 함께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심해 생물의 흥미로운 세계를 탐구해 보겠다.
1. 일본 근해의 지형적 특징과 심해 생물 서식지
일본은 ‘환태평양 조산대’에 속하는 나라로, 해저 지형이 매우 복잡하다.
일본 주변 바다는 해저 지형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특징을 가진다. 해안에서 멀어질수록 대륙붕이 빠르게 끝나고, 곧바로 수천 미터 깊이의 해구가 형성되어 있다.
특히, 일본 동쪽에는 ‘일본 해구’, ‘오가사와라 해구’ 등 깊은 해구가 분포하며, 일부 지역에서는 수심이 6,000m를 넘기도 한다. 이러한 해저 구조 덕분에 심해 생물이 서식할 수 있는 다양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이러한 해구는 심해 생물이 서식하기에 매우 적합한 환경을 제공한다. 해구는 일반적인 심해보다 더 깊고, 산소 농도가 낮으며, 높은 수압이 작용한다. 이곳에서는 오랜 시간 동안 외부와 단절된 환경이 유지되면서 독특한 생물들이 진화하게 된다.
🡺 실제 사례: 마리안 해구에서 발견된 ‘심해 돗돔’
일본 오키나와 인근의 마리안 해구에서는 심해 돗돔(Macropinna microstoma)이 발견된 사례가 있다.
이 물고기는 투명한 머리를 가지고 있어, 눈이 외부에서 빛을 감지할 수 있도록 진화했다. 일반적으로 수심 600~800m에서 서식하며, 해구 주변에서 자주 목격된다.
이러한 희귀 생물이 발견되는 이유는 일본 해구가 깊고 다양한 심해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2. 해류의 흐름과 심해 생물의 이동 경로
일본 근해는 세계적으로도 해류의 흐름이 복잡한 지역 중 하나다. 특히 쿠로시오 해류(난류)와 오야시오 해류(한류)가 만나면서 풍부한 영양염이 공급되고, 해저 생태계에 영향을 미친다.
쿠로시오 해류는 필리핀 동쪽에서 시작해 일본 남쪽을 따라 북상하는 난류이며, 오야시오 해류는 북극해에서 흘러 내려오는 차가운 한류다. 두 해류가 만나는 지역에서는 심해 생물들이 표층으로 떠오르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 실제 사례: 일본 혼슈 인근에서 발견된 ‘다리 많은 심해 갑각류’
2018년 일본 혼슈 근해에서는 다리가 유난히 많은 새로운 심해 갑각류 종이 발견되었다. 이 생물은 원래 심해에 서식하지만, 해류의 변화로 인해 표층으로 떠올라 어부들의 그물에 걸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사례는 일본 근해의 해류가 심해 생물 발견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3. 지진과 해저 지형 변화가 미치는 영향
일본은 ‘불의 고리’라 불리는 지진대에 위치한 나라다. 해저에서는 빈번하게 지진이 발생하며, 때때로 해저 산사태가 일어나기도 한다. 이러한 지각 변동은 심해 생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진이 발생하면 해저 퇴적물이 이동하면서 평소에는 볼 수 없던 심해 생물들이 표층 가까이 떠오르거나, 해류를 따라 새로운 지역으로 이동하기도 한다. 또한 해저 화산이 폭발할 경우, 새로운 생태계가 형성되면서 다양한 심해 생물들이 발견될 가능성이 커진다.
🡺 실제 사례: 도카이 해저에서 발견된 ‘심해 아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 도카이 해저에서는 심해 아귀(Melanocetus johnsonii)가 수면 가까이 떠오른 사례가 보고되었다. 이 물고기는 주로 1,000m 이상의 깊은 곳에 서식하지만, 지진으로 인해 해저 지형이 변화하면서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발견되었다.
4. 일본의 선진적인 해양 탐사 기술
일본은 세계적인 해양 탐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심해 탐사선 ‘시오카제’와 ‘카이코 7000’ 같은 장비를 활용하여 주기적으로 심해 조사를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탐사 활동은 다른 나라보다 심해 생물을 자주 발견하는 이유 중 하나다.
특히, 일본 해양연구개발기구(JAMSTEC)는 최첨단 무인 잠수정을 활용하여 심해 생태계를 연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과거에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종들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
🡺 실제 사례: 2020년 발견된 ‘유령 상어’
2020년 일본 연구팀은 도쿄 인근 해역에서 ‘유령 상어(Chimaera)’의 새로운 종을 발견했다. 이 상어는 어두운 심해에서 서식하며, 피부가 반투명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기존에 알려진 유령 상어와는 다른 종으로 판명되었으며, 일본의 해양 탐사 기술 덕분에 발견될 수 있었다.
5. 기후 변화와 환경 요인의 영향
최근 기후 변화가 심해 생물의 서식지 이동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해양 온도가 상승하면서 심해 생물들이 서식지를 이동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인간의 눈에 띄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예를 들어, 바닷속 용존 산소량이 줄어들면 일부 심해 생물들은 생존을 위해 얕은 수심대로 이동한다. 이로 인해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던 생물들이 일본 근해에서 자주 목격되고 있다.
🡺 실제 사례: 일본 규슈 근해에서 발견된 ‘심해 문어’
2022년 일본 규슈 근해에서는 심해 문어(Grimpoteuthis)가 어부들의 그물에 걸려 화제가 되었다. 이 문어는 보통 수심 1,500m 이하에서 서식하지만, 해양 환경 변화로 인해 예상보다 얕은 곳에서 발견되었다.
일본 근해에서 심해 생물이 자주 발견되는 이유는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해저 지형, 해류, 지진 활동, 해양 탐사 기술, 그리고 기후 변화 등이 모두 영향을 미친다. 앞으로도 일본 근해에서는 새로운 심해 생물들이 계속해서 발견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를 통해 우리는 바다의 미스터리를 점점 더 깊이 이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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